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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카페

가을. 가을이 되었다~

늦더위도 염려스럽긴 하지만

아침저녁으론 선선해지고 있다.

비바람이 지나가고 또 새로운 비구름이 올라온다는 소식은 반갑지 않지만 

계절은 분명히 바뀌고 있는 걸 느낀다.

 

그렇게 벌써 9월이 되었고 얇아지는 달력만큼, 흘러가는 세월만큼

또 늘어나고 더해지는 것들도 생기는 법. 

그러고 보니 『카페』들이 많아졌다.

이런 곳에도 카페가 생기네라며 신기해하다가 어느새 이곳저곳

골목 끄트머리나 초입쯤 들어선 카페들이 동네의 분위기를 바꿔주고 있다. 좋다.

커피 소비량의 랭크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바뀌는 풍경을 둘러보면 실감하는 중이다.(2015 기준 커피 소비량 세계 6위)

 

그리고 그런 카페들이 들어선 골목에서

오랜만에 그리운 사람을 찾아가 좋아하는 커피를 주문하고 마시는 즐거움은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에도 놓칠 수 없는 기쁨 중에 하나다.

 

『카페』

여기도 저기도 골목을 돌아나가 마주치는 카페들을 보면

어느 하나 빠짐없이 예쁘기도 하거니와  어떤 메뉴와 커피들을 맛볼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카페인에 조금 민감한 터라 다 들어가서 시음을 하는 건 어렵지만 

그 문제라면 넉넉한 시간한테 맡겨보도록~ ^0^

 

커피 그거 대충 카페인 보충하려고 마시는거

믹스커피 훌훌 타서 집에서도 마실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사실해야 할 일들, 미뤄놓은 문제들, 불편한 기억들을 떠올리는 물건들과

부대끼며 생활하는 공간에서 마주치면

커피의 품질이나 형태, 제조하는 방식은 놔두더라도

순수하게 기분을 내기가 힘들긴 하다. 

집에서는 단지 시간에 기대어 어디서 생겼는지 모를 불쾌함을 가라앉혀 나갈 뿐.ㅎ

혹시나 울리지 않을까 싶은 마케팅 전화나 스팸문자가 없기를 기대하고 휴대전화를 되도록 외면하면서 ㅎㅎ

 

『카페』

 

『카페』

카페는 여러모로 쓰임이 좋다.

개인의 사적 공간이 마땅히 없는 사람들에겐 좋은 휴식처, 

잠시 빌려쓰는 보금자리가 되어준다.

주인되시는 분은 반기지 않지만 공부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검색도하고, 게임도 하고, 또 블로그도 하고...ㅎㅎ

 

『카페』 오로지 문의 색깔 때문에 찍음

생겨난 카페들을 마냥 낭만으로 치부하기에는 실존하는 문제들,

운영하며 겪어보니 힘들다는 카페 주인들의 하소연도

어느새 가볍고 발랄한 카페들을 훑어 가다 보면 그런 부정적인 면은 생각 속에서 엷어진다.

그리고 나도 카페나 해볼까 하는 무책임한 상상이 솟구치는 것이다. 

"기분으로 해치우기엔 만만한 게 아니야, 참아야 됨." 

"카페가 얼마나 많은데 망한다. 백퍼" 

"그까짓 거 해보고 안 되면 접지 뭐.."라는 말을 해줄까 하다가 

인생도 접힐지 모른다는 생각에 퍼뜩 정신을 차린다. ㅋㅋㅋ 

 

『카페』

 

여러 번 가봤던 골목에서 찍은 풍경,

산책하는 나그네로 둘러본 카페들을 사진으로 담고

별 우습지도 않은 이야기를 써봤다.

지나친 카페인을 섭취한 탓인지 머리가 띵하다. 

오랜만에 느끼는 거지만 커피는 반 잔 정도만 마셔야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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