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편의점이 분위기와 감성도 찾기 시작했다
비도 오고 마땅히 쉴 곳은 없는데 5분이라도 잠시 앉아 쉬고 싶을 때,
무더위에 뭐 가볍게 시원한 거라도 하나 마시려고 찾아간 편의점이
협소한 걸 떠나 앉을만한 플라스틱 의자 하나 없는 곳이라면 씁쓸할 거예요.
그런 갑갑한 편의점에 지친 당신을 위한 Emart24 편의점의 다른 생각. 다른 편의점.
Think different를 외치던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이마트24는 기존의 편의점과 조금 다른 노선을 걷고 있습니다.
고객이 빨리 물건을 집어 들어 얼른 내보내는 전략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편의점 이상의 공간을 제공하고 만족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것이죠.
기존의 플라스틱 의자에 아무렇게나 구성된 공간의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과 다르죠.
고벽돌과 그럴듯한 사진, 조명, 나무로 만든 테이블 등 인테리어에 신경을 쓴 덕분에 카페가 연상됩니다.
이제는 이름도 어렴풋한 위드미 편의점에서 탈바꿈한 브랜드인 만큼
더 나아져야 한다는 전략이 적용된 것이라고 봅니다.
카페처럼 마냥 오래 머무를 만큼 넉넉하지는 않지만 이마트 24가 브랜딩 되며
편의점이란 틀을 깬 것은 신선했습니다. 같은 값이면 저는 이마트 24를 선택하겠습니다. ^_^
오늘 제가 가본 곳은 그런 전략이 잘 구현된 Emart24의 대전 월평동 지점입니다.
선사유적지와 가까운 곳에 영화관도 자리한, 마치 랜드마크처럼 서 있는 건물인데요
이 빌딩 1층에 있습니다.
비도 오고 우중충한 날씨에 노란색의 기분 좋은 디자인은
인사는 나누지 않았지만 반가운 마음이에요. ^ㅅ^
계산대는 부지런한 알바님이 수고해주고 계시고.
여기 앉아서 삼각김밥을 먹어도 풍경과 좌석이 만들어주는 분위기가 있지요.
보통 편의점은 천장이 흰색에다 흰색 조명으로 깨끗한 느낌만 강조하는데
여긴 블랙으로 단정함은 물론 멋도 챙겼습니다.
수분 부족으로 피곤하지 않게 수시로 마셔주는 전용 브랜드 생수~
협소한 편의점들이 저지르는 실수인 매대로 매장 내부를 가려버린 쇼윈도가 아니라
외부를 조망할 수 있는 이마트 24.
아파트만 조망권을 따져서는 아니 되오~
내부에 있는 좌석은 소곤소곤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시는 분들이 계셨어요ㅎ
나만의 작은 서재를 가진 느낌. 비록 나는 서재에서 책 읽기 대신 컵라면과 핫바를 먹더라도.. ㅋㅋ
편의점에서 와인까지 구매 가능합니다. 대충 구색 갖추기가 아니라 다양한 종류를.
파스타 하나 사고 와인 하나 집어 들고,
쪼르르 집에 가서 기분 내서 먹고 마시며 만찬을 즐기는 겁니다~
매장 내부가 갑갑하다면 이렇게 벤치도 큼지막하니 잠시 멍 때리며 앉았다 가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햇빛 쨍쨍 할 땐 그늘이 되어주고 비가 올 땐 비 맞을 일도 없죠.
1인 가구가 늘어가는 만큼 편의점의 숫자는 브랜드별로 경쟁에 따라 유동적이겠지만
산업 자체는 전망이 괜찮다고 봅니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점의 기능도 좋지만
이런 감성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편의점이 반갑습니다.
아무렇게나 쓰는 사람들도 인테리어 덕분인지 조금 더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앞으로도 매출만이 아니라 공간과 인간에 대한 철학이 있는 점포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편의점이라도 마스크는 잘 쓰도록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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